비행기를 예약한지 한참이 지나서, 출발하는 당일이 돼서야 출발 시간이 2시간 미뤄졌다는 연락을 받았다. 어차피 종강하고 할 것도 없으니 미리 1시 경까지 인천공항에 가서 쉬려고 했더니 계획이 완전 흐트러져 버렸다. 다행히도 교토의 게스트하우스에 국제전화를 걸어보니 밤 늦게 와도 체크인은 해준다고 했다. 여담이지만 이번 여행을 계획하면서 국제전화를 여러 번 했는데 002국제전화 어플이 정말 도움이 많이 됐다. 분당 150원 정도니까 거의 선불 국제전화카드랑 동급이다.


어쨌든 기숙사 방에 앉아 있어봤자 할 건 없으니 공항에 미리 도착해서 한참을 카페에 앉아있다가 티켓팅, 포켓와이파이를 수령하고 바로 출국장으로 들어갔다.




인천공항이 시설이 정말 좋다고 들어왔어서 출국장 바깥에서도 시간을 때울 거리가 많을거라 생각했는데 꼭 그렇진 않았다. 고작해야 식당이나 카페 정도였다. (난타 공연 비슷한 걸 하긴 했지만 몇 시간동안 그걸 보고 있을 수는 없으니까.) 하지만 출국장 안쪽에는 면세점 말고도 이런저런 시설이 정말 많아서 시간 때우기에 좋았다. 특히 아무나 편히 이용할 수 있는 수면실이랑 안마의자에서 피로를 많이 풀었다. 여행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피로가 쌓여있으면 안되는 노릇이다.



샤워실도 있었는데, 아쉽게도 무료 이용은 환승객 한정이고 일반 승객이 이용하려면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어차피 집에서 씻고 왔으니까 패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가 19:05분 딱 맞춰서 바로 간사이 공항으로 출발. 2시간이나 연착된 것하고 무슨 관련이 있는건지는 모르겠지만, 비행시간이 예상보다 훨씬 짧았다. 2시간 비행으로 알고 있었는데 실제 비행시간은 1시간 반도 채 안됐다.


간사이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뛰어서 교토행 열차를 타러 갔다. 공항 밖에 나가자 JR 간사이공항역이 바로 앞에 있었고 역 안에 들어가니 커다랗게 간사이 에리어패스 티케팅 오피스 안내표지가 보였다. 간사이 전체 JR노선을 하루 2300엔으로 이용하는 티켓인데 어차피 교토까지 편도로 가는데에도 그만큼 돈이 들기 때문에 그냥 에리어 패스로 교토까지 편도로 이동하기로 결정했다. 한국에서 미리 예약해두면 인당 100엔 정도 저렴하긴 한데 국제전화비가 더 나올 것 같아서 그냥 현지에서 구매했다. (위에서도 적었지만 사실 002 앱을 이용하면 1분에 150원 밖에 안하니 미리 예약하는게 확실히 이득이긴 하다. 그래봤자 1000원 정도지만)




이게 교토까지 가는 JR 특급 '하루카'. 우리가 탄 좌석은 자유석이었는데 밤 시간대여서인지 자리는 충분했다.



오사카를 거쳐서 교토까지 1시간 좀 더 넘게 걸렸다. 교토역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지하철로 환승.

여기 지하철은 서울이랑 다르게 카드식이 아니고 티켓을 개찰구에 넣는 식이었다. 가장 최근에 이런 방식의 지하철을 이용한 게 군대가기 전에 부산에서였는데, 그것도 벌써 한참 전 이야기다. 아무튼 처음엔 어떻게 열차표를 사야할지 고민했는데 주변 사람들이 정말 친절하게 설명해줘서 크게 어려운 건 없었다. 어떤 아주머니에게 여쭤봤는데 뒤에 자기도 설명해주겠노라고 기다리던 사람마저 있었다.



열차 안에서 한장. 일본에선 트위터 광고도 하는구나... 우리나라에선 못 본 것 같다. 그리고 저 광고 여행 내내 철도 어디서든 볼 수 있었다.

지하철로 키타오지역(北大路駅)까지 가서 게스트하우스까지 10분 정도 밤길을 조금 걸었다.



반달이 너무 크고 아름다워서 한장. 어차피 삼각대도 없어서 이쁘게 안 찍힐건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한적한 밤 풍경은 마음에 든다. 분명 인구 백만이 넘는 대도시인데(교토 부 전체로는 250만 이상), 시골길 같은 느낌이다. 사실 교토 전체적인 분위기가 그랬다.

아무튼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하고 보니 밤 11시 30분이 지나있었다. 주인 아저씨한테 조금 미안했다. 체크인을 하고 나서 야식 겸 간식을 사러 주변 편의점에 갔다.





야식은 호로요이, 오니기리 세트, 야끼푸딩. 물가가 좀 비싸긴 했지만 그래도 100엔당 1500원 하던 3년 전보다야 훨씬 부담없이 쓸 수 있었다. 그리고 나중에야 깨달은 거지만 5~600엔 정도로 한끼를 때우려면 편의점 말고는 거의 방법이 없기도 하다. 기껏해야 라멘 가장 기본메뉴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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